내 마음 사용법, 세로토닌

우리의 마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격입니다. 성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형성이 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타고난 유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 성격형성의 밑바탕이 되겠지요. 그러나 어떤 기질이 유전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지 세부적인 연구는 아직 미미합니다.
현재 몇 가지 유전적인 요인이 성격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뇌 속의 물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는데요, 뇌 속에서 활동하는 신경전달물질 혹은 뇌 내 물질이라고도 칭합니다. 이 물질들은 알려진 것만 해도 50여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에 의하면 우리의 마음과 성격을 형성하는데 크게 작용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세가지 있다고 합니다. 다음 내용은 이시형 박사님의 저서 '세로토닌 하라'(이시형 저/중앙북스/2010)를 참고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마음 상태를 결정짓는 대표적인 뇌 속 신경전달물질은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도파민입니다. 이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로서, 도파민이 분비되면 호기심이 왕성하게 작용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것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도파민이 많이 분비가 되면 겁없이 무엇이든 뛰어드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세로토닌입니다. 세로토닌은 작은 위험을 미리 알아채고 회피하면서 조심하는 행동을 하도록 합니다. 세번째는 노르아드레날린으로서 이 물질은 사람을 충동적이면서 적극적인 상태로 유도합니다. 과잉 분비가 되면 공격적으로 되기도 합니다.
뇌 속의 신경세포에는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어떤 자극을 받아들이거나 마음을 정하게 되면 그와 관련된 특정물질이 분비가 되고 뉴런으로 전달이 되며, 그것이 퍼져 온몸으로 어떤 정보가 전달이 되는 것입니다.
이시형 박사님에 의하면, 좋은 마음을 먹으면 좋은 물질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나쁜 물질이 뇌 속에서 분비가 된다고 합니다.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재미있어 하는 사람과 유치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은 같은 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마음을 갖는지가 참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엔도르핀(도파민)이라는 물질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특히 세로토닌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술을 한두잔 하면서 적당한 취기에 기분이 좋은 상태가 되면 스트레스와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같은 상태가 세로토닌이 활동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술이 과하면 평소에 하지 않는 호기로운 행동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고 책임질 수 없는 객기를 부리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는 이른바 엔도르핀이 활동하는 상태입니다. 더 나아가 만취한 상태에서 스스로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횡설수설 하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면서 시비를 걸고 싸운다면 이는 노르아드레날린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세로토닌은 '본능적인 활력의 원천'이 되는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급기야 우울증이 옵니다. 우울증 치료에서 사용하는 약물이 뇌 내 시냅스에서 세로토닌의 분비를 왕성하게 하므로써 항우울 기능을 하도록 해준다고 하며, 우울증 외에도 강박증, 폭력성, 중독, 공황장애 등 신경증의 주류를 이루는 증상들이 모두 세로토닌이 부족하여 생기는 병이라고 합니다.
흔히 엔도르핀이 행복의 원천인 물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엔도르핀의 단점은 중독성입니다. 엔도르핀은 강력한 괘감을 동반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으므로, 그와 반대되는 불안, 허탈감 등의 금단현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강력한 행복감과 쾌감을 추구하지만 그것이 계속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충족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꾸만 쾌감을 추구하게 되고 더 큰 쾌감과 더 강한 행복감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커다란 불안감을 동반하면서 크고 짜릿한 행복감을 일으키는 물질이 바로 엔도르핀입니다.
이에 반해 세로토닌은 잔잔한 감동과 행복감으로서 한마디로 절제되고 소박한 행복감이며, 가벼운 불안을 동반하면서도 동시에 가벼운 기쁨과 설렘을 불러온다고 합니다. 엔도르핀의 행복감은 다소 무리해서 만들어지는 '쉽지 않은' 커다란 쾌감인 반면, 세로토닌은 우리가 언제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일상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소소한 행복감인 것입니다. 세로토닌으로 오는 행복감에는 중독성이 없고 금단 증상도 없습니다. 그래서 세로토닌이 중요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세로토닌의 상세한 기능을 알아볼 필요가 있겠지요. 이시형 박사님에 따르면, 우선 세로토닌은 조절 기능을 합니다. 지나친 쾌감, 중독성, 공격성, 폭력성 등을 조절하여 평상심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사실 우리가 이시대에 필요로 하는 기능이 아닌가 합니다. 다음으로 주의집중과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을 합니다. 즉 뇌의 상태를 잡념을 없에주고 창조적인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세번째 기능은 바로 행복의 기능입니다. 평안한 행복감과 적당한 생기와 의욕을 일으켜 주는 기능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세로토닌이 뇌 속에 많이 분비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시형 박사님의 말씀을 일부 인용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는 바로 '감동'입니다. 감동을 느끼는 일을 찾고 감동을 많이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세로토닌을 많이 분비하도록 하는 방법이 됩니다. 너무 벅찬 감동을 찾거나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동이 자연스럽습니다. 감동적인 영화를 찾아본다거나, 타인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그리고 칭찬을 많이 해주는 정도의 작은 노력도 좋습니다.
두번째는 무엇이든 가만히 있지 말고, 일단 '시작하기'입니다. 머리 속에서 구상만 하거나 미리부터 안 된다며 궁상을 떨지 말고,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자꾸만 부정적인 마음 상태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일단 움직이고 시작을 합니다. 그러면 뇌 속에서 세로토닌의 작용으로 회로가 새롭게 형성이 되면서 긍정적인 마음의 상태로 변하게 되고 새로운 희망을 품는 것이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흔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연습을 통하여 매일 규칙적으로 일찍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미리 하루를 계획하므로써 조급한 마음 혹은 불안한 마음을 미리 없앨 수 있는데, 뇌 속에서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가 되어 이렇듯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네번째는 책과 늘 함께 생활하는 것입니다. 어떤 책이든 상관 없이 책을 늘 갖고 다니면서 읽는 습관을 들이면 일종의 지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며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풍부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책을 통하여 지적인 자극이 뇌에 일어나게 되며 세로토닌의 작용과 함께 잔잔한 지적인 행복감이 일어나게 되고, 이로써 뇌가 더욱 좋은 상태가 될 수 있고 행복 그리고 나아가 행운을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입니다. 이 세상에는 그 무엇도 홀로 태어나거나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미 존재하는 자체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나의 존재의 배경에는 부모님과 주변 환경, 심지어 땅과 공기, 자연 모두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도록 도와주는 모든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잊고 삽니다.
우리는 타성에 젖어 이미 감사함을 잃어버린 존재입니다. 단 5분도 없으면 살 수 없는 공기의 존재에 대해서도 무덤덤할 뿐 그 소중함을 잊고 삽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그 소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늘 평범하던 일상이 사라져 몇 년간이나 마스크를 쓰고 살아보니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는 것입니다. 감사한 마음이 일어날 때 뇌에서는 세로토닌이 왕성하게 분비가 되어 우리를 행복감에 충만한 상태로 인도해 줍니다.
행복한 일을 찾아서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이미 타성에 젖은 상태인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존재 그 자체로도 얼마든지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사할 일은 우리 주변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소박한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곧 세로토닌의 행복입니다. 즉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해서 행복한 것입니다.
이렇듯 세로토닌은 우리의 선택과 깨달음으로써 언제나 생성될 수 있으며, 우리를 행복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