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삶의 선택
지혜로운 삶은 외부가 아닌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갈 곳을 정해두고 느긋하게 있는 법이 없습니다. 늘 어떤 것에 대해 조바심을 내고 불안해하며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합니다.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합니다. 지혜로운 선택을 통해서 지혜로운 삶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선택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내가 가진 게 차고 넘치는데도 더 가지려는 마음, 욕심에서 오는 갈등과 번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뭐랄까 일종의 '비움'과 '결핍'에서 오는 조용한 울림과도 비슷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그런 결핍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을 손에 넣었다면 과감하게 다른 것은 욕심을 내지 않고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용기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혜롭게 선택하는 마음 자세입니다. 지혜로운 선택으로 비로소 지혜로운 삶을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생전에 많은 가르침을 펼치셨던 법정 스님께서는 이를 일컬어 '무소유의 삶'이라고 하셨습니다. 법정 스님의 글을 인용해 보았습니다.
무소유의 삶
법정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 있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 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만족할 줄 모르고 마음이 불안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불안하고 늘 갈등 상태에서 만족할 줄 모른다면
그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의 한 부분이다.
저마다 독립된 개체가 아니다.
전체의 한 부분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의 한 부분이다.
세상이란 말과 사회란 말은 추상적인 용어이다.
구체적으로 살고 있는 개개인이 구체적인 사회이고 현실이다.
우리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혈연이든 혈연이 아니든,
관계 속에서 서로 얽히고설켜 이루어진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이다.
위의 글을 잘 보시면 시와 같기도 하고 어떤 울림이 있는 글 같기도 합니다. 법정 스님은 글 속에서 크나큰 교훈을 담았습니다. 우리가 왜 어떠한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하며 우리의 위치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 것인가에 대한 장대한 가르침을 짧은 글귀에 모두 담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선택은 바로 무소유를 지향하는 선택입니다. 하지만 매순간 선택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우리는 이러한 무소유적인 선택을 하면서 살기란 매우 힘이 듭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우리도 이 우주에서, 혹은 지구에서, 자연 속에서 일부로서 조화가 되어야 합니다. 인간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하나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못하고 내가 가장 뛰어나고 내가 가장 옳다는 생각이 생겨날 때부터 자연과의 조화가 깨어지고 우주와의 조화도 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몸에는 병이 생기고 인간관계에서 파국을 경험하면서 온갖 갈등과 슬픔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비록 삶의 매순간 마다 지혜로운 선택이 힘든 것이지만, 그러한 화두를 놓지 않고 삶을 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용;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류시화 엮음/ 조화로운 삶 펴냄/ 2006/ p.48-49